▶山寺 이야기◀

선운사(禪雲寺)

라라루씰 2012. 7. 15. 18:55

 

 

 

 

 

 禪雲寺

 

               선묵 혜자스님

 

 

 

백두대간  소백산맥이

노령을 타고 서해바다 발 담근

골 깊고 물이 맑으며

수림 울창하여 절경 이룬 곳.

 

검단선사 법력 도적들 무릎 꿇고

소금제조 방법 배워 선량한 불자 되어

은혜에 감사하는 보은염 공양 올리니

천년 어둠 부수는 등불되고

만년의 어리석음 지우는

지혜가 살아 숨 쉬는 선운사.

 

서출동류 맑은 물 흐르고

눈부신 은어 한가로이 노니는

오묘한 경계인 구름에 머무르면서

갈고 닦아 선정의 경지를 얻는

강학과 수선의 도량.

 

곧고 울창한 숲속에 들어앉은 부도밭

침향보다 짙은 선사들의 기운 느껴지고

추사 말년 명필로 쓴 백파선사비

차분하게 나그네 맞는다.

 

조선명필 이광사의 글씨 천왕문

사천왕님 발아래

탐관오리 음탕한 여인 깔려있고

자투리 목재를 사용한 만세루 옆에

산수유 샛노랗고

휘어진 기둥 빛바랜 단청 대웅전

앞 뜨락엔 수선화가 곱다.

 

후덕한 인상과 넉넉한 몸매 금동보살좌상

선운사 떠남이 못내 아쉬워

불.보살님 가피로 되돌아오고

지장전 앞뜰엔 개나리가 덤불을 이룬

동백꽃 아름다움 간직한 지장도량

 

미당 서정주의 선운사 동구

가인 송창식의 선운사 노랫가락 따라

꽃송이 째 뚝뚝 떨어져 내리는

애절하고 안타까운 동백

선운사.

 

눈 내리는 한겨울에 붉은 꽃송이 피워내는

고아한 자태 시인 묵객들의

끝없는 사랑받는 동백꽃

초록 융단 위에 점점이

붉은 꽃을 수놓은 듯하다.

 

한가지 소원 꼭 들어주는

도솔암 지장보살님 참배하러 가는길

돌장승 나그네 안녕 기원하고

숲 우거져 조용한 산사 향취

곳곳서 느낄 수 있다.

 

화엄학 발전의 큰 발자취 남긴 설파스님

선문의 중흥조 추앙받는 백파선사

부도비 바라보며 도솔천 지나

도솔산 도솔암에서 3백 계단 오르면

부처님 전생에 머무셨던 도솔천 내원궁.

 

애절한 사연담고 가슴 에이는 상사화

돌 주변에 뿌리를 내린 신기한 꽃 석산

너무 예뻐 꽃의 왕이 된꽃무릇

이름도 가지가지

여리디 여린 꽃대 위에서

지나가는 스님들께 합장을 한다.

 

머리가 좋아지고 지혜로워 진다는 송악

진흥왕 왕위 버리고 수행한 진흥굴

이무기 바위를 뜷고 나간 용문굴

도솔산 한눈에 조망되는 만월대

눈 부시게 푸르른 청보리 밭

발아래 펼쳐진다.

 

황홀한 서해 낙조 보이는 낙조대

만필의 말이 놀았다는

도솔산 경치의 백미 천마봉

한 뿌리 여덟 가지

한반도 8도를 상징하는 장사송

신비한 비결 전설 간직한 마애불

산딸기로 만든 복분자주로

입술 연지 바른다.

 

삼삼오오 호객하는 좌판엔

먹음직한 쑥떡 시장기 달래주고

짙은 향기 산 더덕

아낙네 발 머리에 쌓여

수행자 구미를 당긴다.

 

봄에 피는 앵두나무의 앵두꽃

벚꽃, 진달래, 살구꽃, 목련, 자두꽃

선운사 식솔들은 적백의 조화 이루고

어우러진 꽃들의 향연은

시끄럽다 못해 어지러워

꽃으로 분풀이 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