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寺 이야기◀

범어사(梵魚寺)

라라루씰 2009. 9. 25. 19:28

 

 

 

梵魚寺

 

                                             -선묵 혜자스님- 

                                     

 

백두대간 남쪽으로 뻗어 내리다

낙동정맥 마지막 치솟은 항도 부산의 진산

백년노송 기암괴석 깍아 세운 절벽

황금빛 물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우물에

하늘 물고기 오색구름 타고 내려와 노니는 성지.

 

칠일칠야 화엄 신중기도 왜적 제압하고 

화엄사상 바탕으로 전각구도와 배치

화엄경 연화장세계 사바에 실현한

화엄 의리 법등 밝힌 화엄십찰의 하나.

 

중생 위해 보시행 발원한 낭백선사

구렁이 과보 받은 스승 제도한 영원조사

인과법 중생들에 가르침 준 매학스님

이승과 저승 향내 가득한 도량에

육중한 범종이 가슴팍만 두드린다.

 

성월스님 간화선풍 진작시키고

동산스님 왜곡된 한국불교 정화로 바로잡고

학인스님들 항일 민족운동 중심이 되니

파사현정 기개 계명봉에 메아리 친다.

 

등나무 군락 이룬 등운곡

금정산 머리띠 두른 금정산성

기묘하고 아름다운 원효석대

암탉과 수탉 하나 자웅석계

바위 위의 금빛 나는 우물 암상금정

자연과 문화유산 간직한 보고,

 

어산교 주변 노송 숲 풍경 어산노송

계명암에서 바라보는 가을 달 계명추월

청련암 울창 대숲에 내리는 밤비소리 청련야우

대성암 바위밑으로 흘러 내리는 물소리 대성은수

내원암에서 듣는 은은한 저녁 종소리 내원모종

 

금강암 주변의 가을 오색단풍 금강만풍

원효암 근처 의상대에서 바라보는

동해바다 의상망해

고당봉에 걸려 있는 흰구름 고당귀운

범어팔경 정취 수행자 발길을 묶는다.

 

하심하고 불보살님께 예경하라는 하마비

합리적인 구조와 안정 미 일주문

사악하고 간사해 보이는 사천왕문 악귀

꽃 창살 속에 남녀동자 조각상 독성전

아담한 교감과 다포 섬세한 대웅전

한국불교 상징적인 고찰 속 대나무들은

끈질기게 탐욕의 뿌리를 비워낸다.

 

범어문종 화합승가 선맥 이어가고

1600년 세월 부산 사람들의

든든한 바람막이 되어온 쉼터

번다한 일상사 내려놓으면

노송이 뿜어내는 상쾌한 솔향기에

몸도 마음도 반짝반짝 윤이난다.

 

한올 흐트러짐 없는 꼿꼿한 전나무

생각 ,행동,호흡 조화 이룬 선무도 자세

도심에 곁에 앉아 있으면서

세간과 저만큼 떨어져 있는곳.

 

보제루 옆 대나무 잎 스치는 소리

대웅전 풍경소리와 어우러져

천년 고찰의 그윽함 더하고

불심 깊은 부산 불자들

머리만 아파도 찾아 합장하고

딸 시집 갈 때도 제일 먼저 찾는

삼세 도량 이 시대의 정토.

 

 

2009년 9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