普光寺
선묵 혜자스님
이생의 연 다한 영혼들이 쉬고 있는
공원묘지로 유명한 벽제 지나
가파르고 꼬불꼬불한 고개 넘어
우람하고 넉넉한 산세 지닌
높고 신령스러운 산.
서쪽 자락엔 천년 역사 간직하고
소담하게 우거진 숲 속에
미혹 중생계 밝혀 온
천년 지장도량 보광사가 있다.
도선국사 비보사찰 창건 이래
세월의 부침 따라 흥망성쇠 거듭하다
영조 임금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정 담뿍 담아
복원하고 친히 제사를 지내며
효심을 불심으로 승화시킨 곳.
임진왜란 벽제관 전투에서
일본군에 의해 무참히 희생된 양민들의
피가 흥건했던 사하촌 피밭 골
억울하게 죽은 원혼 달래주니
지장도량의 인연이 우연이 아닌 듯싶다.
장중한 기품의 대웅전
영조 친필 편액 달고 있으며
빛바랜 단청은
화려하지도 위압적이지도 않아
오래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고 편안하며
천년고찰의 역사적 숨결이 묻어난다.
주춧돌과 맞춰
자연스레 깍아 세운 배흘림 기둥
고색창연한 대웅전 벽은 목관으로 부처님 전생담과 연화장 세계가
만화픙 그림으로 그려져 있고
동양화 기법으로 그린 화조도와 초충도
천정벽화의 또 다른 유래다.
숙빈 최씨의 위패를 모신
어실각 오르는 길에는
산 목련이 세 그루 나그네 맞이하고
영조대왕이 심었다는 향나무
자신이 매일 향 피우고 분향을
대신한 것일까.
왕실의 상궁들의 예불 공간 만세루
목어의 몸통은 물고기
머리는 여의주를 문 용의 형상
어서 빨리 깨우쳐 부처되라고
무언의 사자후를 하는구나
단아한 모양의 석탑
종의 정형을 간직하고 있는 범종
돌 담장 너머로 고령산 정상 자락이
선을 이는 듯 이어져 있고
철따라 피고 지는 꽃과 단풍 보며
자연의 안온함 속에서
피곤한 심신 재충전 할 수 있는 곳.
울창한 숲과 계곡이 좋아
산림욕하고 약수가 있는
도심생활에 지친 중생들의 쉼터엔
중생들의 희망 미륵대불이 있고
도솔천이라 이름 붙여진 찻집이 있어
문화와 시간의 여유가 있다.
개울가 숲 속 시골 보리밥 집
남도의 푸짐한 인정과 손맛에 취해
시원한 열무김치 베어 무니
어릴 때 어머니가 담가주던 옛 맛이로구나.
군포교의 발원 실천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숨 쉬는
불교의 사회적 역활을 화두로 든
대중포교의 원력이 살아 숨쉬는 도량
중생들의 한줄기 빛으로 되살아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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