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量寺
- 선묵 혜자스님 -
금북정맥이 보듬은 만수도량
빼어난 산세와 조화 이룬 천년고찰
속세의 풍진 씻을 수 있는 성지에
법등 밝혔다.
한량없는 광명
다함없는 생명의 품에서
조용히 생각 할 여유 있는 곳
그곳에는 안심이 기다리고 있다.
비운 속에 살다간 천재 시인 매월당
육신이라는 오욕의 껍데기 벗고
청순한 노랑상사화 무진이 피어
자연과 합집합을 만든다.
기품 있게 옷고름 단정히 맨 5층 석탑
물동이 머리에 인 처녀 같고
정교함과 위엄 갖춘 극락보전
진언 외우듯 풍경이 운다.
청량한 물소리에 마음 씻으면
소나무 가지 뻗어 반갑게 맞이하는 곳
웅장하되 소박한 절
산새들의 울음소리만 정적을 깨누나.
미끈하고 날렵한 석등
이끼 낀 돌담장
닳을 대로 닳은 싸리비
이슬에 젖어 반짝이는 배롱나무
잘 찍어 놓은 풍경사진.
때 묻지 않은 도량 무량사
그래서인가
절이 참 절답다
만수산 은밀히 품 열어놓고
삶이 외로우면 쉬러 오라며
그윽히 산 문 여는 곳.
꺼지지 않는 진리의 빛
커피 향처럼 진하게 전해오고
뎅그렁~ 뎅그렁~
바람과 놀아주던 풍경소리
'어서 와, 어서 와' 하며
반겨주는 조용한 절.
빛바랜 단청
손때 묻은 기둥
은은한 아름다움과 푸근함 느낄 때
머리맡에 근심이 눈처럼 쌓이면
무량사로 오라고 설잠거사
귓속 말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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