龍德寺
-선묵 혜자스님-
깨끗한 청정수 흐르는 묵리 계곡 지나면
고고한 기품의 울창한 노송
솔향기 풍기는 영지
세파에 지친 심신 내려놓고 숲 길 걷노라면
어디서 들리는 풍경소리
불도량 알려주는 가릉빈가 소리 같구나.
이마에 맺힌 땀방울 닦으며
고개 들어 성륜산정 바라보면
청빈한 옛 선비의 모습으로
청초하게 앉아 있는 용덕사.
염거화상 법등 밝히고
도선국사 법향 피우니
성효스님 중창불사 발원
곳곳에 배어 중생들의 쉼터 되는구나.
법당 안 벽화엔
한 마리 청룡 하늘로 승천하고
아리따운 처녀의 애틋한 효심
불심으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전설에
또 하나의 돌탑이 선다.
57위 나한님 호위 받으며
석가여래 부처님 나투시었고
단아하고 경쾌한 삼층석탑
엷은 뫼소의 반가사유보살상
천년 세월 머금었다.
가파른 산길 올라 용굴에 두 손 모으면
용안수 이야기 귓가에 들려오고
노보살의 애절한 바램에
촛불이 사르르 몸을 떤다.
깎아지른 절벽에 올라서면
첩첩이 펼쳐진 산마루 파도처럼 밀려오고
나지막한 산봉우리 예 갖춰
용굴에 절 올리듯 끝없이 이어진다.
대웅전 앞에 서서
떨어지는 석양 바라보노라니
그윽한 묵향 코 끝에 다가오고
한 수행자 손끝에선
중생의 마음 그려지는구나.
2009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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