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寺 이야기◀

용덕사(龍德寺)

라라루씰 2009. 12. 25. 10:50

 

 

龍德寺

 

 

 

                        -선묵 혜자스님- 

 

 

 

깨끗한 청정수 흐르는 묵리 계곡 지나면

고고한 기품의 울창한 노송

솔향기 풍기는 영지

 

세파에 지친 심신 내려놓고 숲 길 걷노라면

어디서 들리는 풍경소리

불도량 알려주는 가릉빈가 소리 같구나.

 

이마에 맺힌 땀방울 닦으며

고개 들어 성륜산정 바라보면

청빈한 옛 선비의 모습으로

청초하게 앉아 있는 용덕사.

 

염거화상 법등 밝히고

도선국사 법향 피우니

성효스님 중창불사 발원

곳곳에 배어 중생들의 쉼터 되는구나.

 

법당 안 벽화엔

한 마리 청룡 하늘로 승천하고

아리따운 처녀의 애틋한 효심

불심으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전설에

또 하나의 돌탑이 선다.

 

57위 나한님 호위 받으며

석가여래 부처님 나투시었고

단아하고 경쾌한 삼층석탑

엷은 뫼소의 반가사유보살상

천년 세월 머금었다.

 

가파른 산길 올라 용굴에 두 손 모으면

용안수 이야기 귓가에 들려오고

노보살의 애절한 바램에

촛불이 사르르 몸을 떤다.

 

깎아지른 절벽에 올라서면

첩첩이 펼쳐진 산마루 파도처럼 밀려오고

나지막한 산봉우리 예 갖춰

용굴에 절 올리듯 끝없이 이어진다.

 

대웅전 앞에 서서

떨어지는 석양 바라보노라니

그윽한 묵향 코 끝에 다가오고

한 수행자 손끝에선

중생의 마음 그려지는구나.

 

 

2009년 12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