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寺 이야기◀

광덕사(廣德寺)

라라루씰 2009. 11. 13. 21:13

 

 

 

 

廣德寺        

 

 

 

                      -선묵 혜자스님- 

 

 

모난 곳 없는 둥글고 넉넉한

금북정맥錦北正脈의 주봉

깊은 계곡 한 걸음 오르면

산록에 호젓한 광덕사.

 

생명의 힘 느낄 수 있는 길지吉地

자장율사 법향 피우니

인생의 오솔길 굽이에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곳.

 

산 높고 골 깊어 변란 때마다

2만명 몸 숨긴 이마당 노송에선

솔나무 향기 묻어나고

어깨 쫙 벌어진 우라부락한 장군바위

초당마마 부용芙蓉의 초라한 묘

도올선생 왜 이곳서 삼매三昧에 들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나라에 처음 호두 전래되고

수백년 된 호두나무 도량 지키는

광덕사 사천왕님 되고

천안 명물 호두과자 만들어

중생의 입맛 사로잡는구나.

 

수백년 합장한 듯 허리가 굽고

수만번 들었을 목탁소리에

세월의 나이테 둘렀을 테니

이보다 더한 불성이 어디 있으랴.

 

3층 석탑 천년고찰 역사 머금고

돌 사자상 외호하는 계단 오르면

대웅전 옆 노란 산수유 빙그레 웃고

부도 밭 지나 5층 석탑 앞에 서면

수수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온다.

여보게 언제고 다시 오게

맘 비우고 다시 오게

아삭한 호두 한 움큼 줄께하는

후덕한 충청도 인심이

듬뿍 묻어나는 곳.

 

천안삼거리 능수버들 흥타령

애잔한 소리 들으며 눈 들어 하늘 보면

단아하게 단장된

덕성스런 불도량 한눈에 들어오고

또 다시 수행자 속세로 발길 돌릴때

소쩍새 울음이 초연하다.

 

2009년 11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