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寺 이야기◀

대전사(大典寺)

라라루씰 2013. 12. 2. 11:42

 

 

 

 

 

大典寺

 

 

                                        선묵 혜자스님

 

 

 

태백산맥 지맥 힘차게 솟구쳐

죽순처럼 솟은 기암괴석 힘 겨루고

울창한 수림 별천지 이루니

사연 간직한 암봉만이 수행자 반긴다.

 

전설 속에 살아 있는 패자 이야기

봉우리 마다 굽이굽이 서려 있고

수 억겁 부자의 인연 불도량 일구니

수 천겁 부녀의 인연

은은한 종소리 되어 사바에 울린다.

 

수행자의 나태함 경책하는

우물 메운 자리 선명하고

나라사랑 호국승군 함성소리

향로봉에 메아리치는 곳.

 

주왕의 피 꽃 된 수단화

우아한 모습 나그네 발길 부여잡고

보광전 앞 쌍탑

여기저기 드러난 주춧돌

제행무상 진리 깨닫게 한다.

청학 백학 한쌍이 노닌 학소대

떡 찌는 시루 같은 시루봉

득남발원 전설의 아들바위

주왕의 아들 딸

달구경하던 망월대

노송에 패인 세월의 상처 안타깝다.

 

관음보살 화현한 관음봉

나한님 모여 있는 나한봉

연꽃모양의 봉우리 연화봉

기암절경 앞에 서면

불경소리 은은히 들린다.

 

주왕의 혼 달래주는 주왕암

사철나무에 에워싸인 백련암

명나라 장수 이여송 사명스님께 보낸

친필서신 목판 간직한 채

천년고찰 단아함 잃지 않는 도량.

 

왕버들 물속에 발을 담그고

물안개 아스라이 깔려

한폭의 수채화 연출하는 주산지

하늘에서 물기둥 떨어지는 달기폭포

오색찬란한 무지개 꿈처럼 서린다.

 

의상대사 화엄경소리 들리는듯

이름 모를 새 길손 반기고

허망한 꿈 되어버린 주왕의 영혼

자하성 돌더미로 남아

칡넝쿨 얼크러진 덤불 속에 묻혀 있다.

 

달기약수에 목 축이고

부질없는 집착 떨쳐 버리려 발길 돌릴 때

주왕산 그림자 드리워 산 짐승 울린다.